섬진강 자전거길 종주 (임실역~구례구역) [2014.07.11~12]

국내여행/2014.07 섬진강 종주

2014. 7. 16. 15:58 - 곰톳끼

오랜만에 떠나는 자전거 여행!

이래저래 바빴던터라, 오키나와 이후로 무려 반년동안이나 못갔었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국토종주에 그닥 관심은 없지만 섬진강 길이 그렇게 경치가 좋다고 하길래 결정!

하지만 알아본 결과 섬진강까지 대중교통으로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기본 한번 이상 버스나 기차를 환승해서 가야만 했는데,

경기도 광주에 사는 우리로서는 성남터미널이나 수원역까지 가는 것부터 힘들어서

수원역->임실역 기차로 한번 이동 후, 임실역에서부터는 그냥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거리상으로 임실역에서 섬진강휴게소 인증센터까지 20키로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로드뷰로 보니 작은 업다운 두어번 정도 있고 대부분 평지라 문제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리하여 새벽 4시반에 기상.ㅠㅠㅋㅋㅋㅋ

분당선 첫차를 타고 수원역까지 이동, 수원역에서 7시4분 임실행 무궁화호 열차를 탔다.

 

 

미리 알아본대로 객실 제일 뒷좌석을 예약해서 의자 뒷공간에 접어서 안착!

한쪽 열에 두대를 넣으니 바깥으로 튀어나오고 한대는 널널해서 자전거가 움직였다.

그래서 양쪽에 한대씩 넣고 좌석을 젖혀서 강제 고정.ㅋㅋㅋ

역무원분께서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보시고, 조심하라시길래

승객한테 피해를 주지말라는 뜻인줄 알았더니 도둑맞지 않게 조심하라는 뜻이였.......

실제로 잠든 도중에 도둑이 그대로 가지고 내린 사건이 있었다는.ㅠㅠ

덕분에 완전 피곤피곤한데 제대로 숙면도 못 취하고 둘이서 번갈아가며 졸았다.ㅋㅋㅋ

 

 

세시간 여를 달려서 도착한 임실역!

작은 역사답게 역시나 휑-

아직까진 날씨가 적당히 흐려서 딱 좋았다. 아직까진.......

 

 

임실역 근처에 위치한 임실치즈농협.

임실에 왔으면 치즈를 먹어줘야제. 암 그렇제!

 

 

치즈판매장은 옆건물에 따로 자그맣게 위치해있다.

 

 

여러 종류의 치즈들!

이것 저것 다 사고 싶었지만 보관의 문제로.ㅠㅠ

 

 

돗치군은 역시 치즈돈까스에 시선을 빼앗겼음.ㅋㅋㅋㅋ

 

 

우리가 산 건 스트링치즈.

그자리에서 바로 하나씩 꺼내 먹었다. 완전 맛있음!

짜지 않고 깔끔 담백한 맛.

 

 

치즈먹고 달리다보니 나무 위에 징그러울만큼 한가득 모여있는 백로들.ㅋㅋㅋ

반대쪽 산 둘레까지 저 하얀 아이들이 다 백로입니다요.

 

 

역풍이긴 했지만 차도 없고 노면 상태도 좋아서 쭉쭉 달리다보니 생각보다 빨리 강진면에 도착했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얼핏 대마도 마을의 느낌과도 비슷하다.

 

 

미리 검색해봤던 국수집 '행운집'에 도착!

오픈형 주방임에도 나름 깨끗하며 정겨운 시골 느낌의 식당이다.

물국수 기본 3천원부터 시작해서 가격도 완전 착한데다 주인할머니께서도 친절친절하심.

모자이크는 확실히 해드립니다.ㅋㅋㅋㅋㅋ

 

 

방송에도 깨알 출연하셨음.ㅋㅋㅋ

 

 

기본적으로 나오는 찬.

나는 안먹었지만 돗치군은 머릿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상추를 바로 무쳐주신게 참 맛있었다.

 

 

날씨가 더우니 물국수를 시원하게 해서 주셨다.

집에서 할머니께서 해주실 것 같은 비주얼!

일반 소면보다 약간 두꺼워서 씹는 맛이 있었고, 그냥 멸치육수랑은 조금 다른 듯한 국물이 참 맛있었다.

자극적이지않고 보통 사람들은 조금 싱겁다고 할 수도 있는 소박한 맛이라 나는 참 좋았다.

 

 

할머니께서 많이 주셨다고 했는데 먹다보니 어느 순간 텅텅.ㅠㅠㅋㅋㅋㅋ

아, 또 먹고 싶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펑신 영접.ㅠㅠ

국수집 근처 길이 좋지 않아서 그런가 했는데 알고보니 스템플러 심이 박혀버렸다.

여행용인 이노바 타이어로 바꿔왔는데도 깊숙하게 박혀서 튜브에 실펑크가.. ㅠㅠ

미니 펌프 들고 왔는데 고~맙다고 힘겹게 바람 넣어주시는 돗치님ㅋㅋ

 

 

열심히 다리 밑에서 그가 튜브를 가는 동안 나는 개님에게 아까 샀던 스트링 치즈를 하나 줬다.

첨엔 엄청 짖어대면서 치즈를 계속 킁킁 할짝거리며 경계하더니 한번 맛보고선 완전 꿀떡꿀떡 삼켜버림.ㅋㅋㅋㅋ

빨리 계속 달라며 꼬리를 엄청 쳐댔다. 하나밖에 못줘서 미안....

 

 

재정비를 마치고 섬진강휴게소 인증센터에 도착!

음료수좀 살까 했더니 가게는 굳게 닫혀있었다.ㅠㅠ

할 수 없이 자판기에서 물 하나 음료수 하나를 뽑았다.

 

 

인증수첩이 없는 관계로 손등에라도 찍어보라며 도장을 쾅쾅 찍어줌.ㅋㅋㅋㅋㅋㅋ

이 뭐..돼지 1등급 도장도 아니고...

 

 

 

드디어 시작한 섬진강 자전거길!

 

 

경치 참 좋구나!

 

 

도로 옆으로 나무가 우거지니 너무 시원했다.

 

 

작은 약수터를 발견해서 잠시 세수하고 있는 돗치군.ㅋㅋ

시원하긴 했지만, 산속도 아니고 검증되지 않은 관계로 식수로는....ㅠㅠ

 

 

휴게소가 별로 없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또 휴게소가 나왔다.

음료수 하나씩 더 먹으면서 본 기요미 강아지들.

더워서 의자 밑으로 쏘옥 들어가서 쉬고 있었다.ㅋㅋㅋ

 

 

아이고 이뻐라 우쭈쭈.

 

 

마구 달려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요미 강아지 둘에게도 치즈 하나를 나눠서 먹여주고 다시 출발!

 

 

섬진강 후기에서 많이 보았던 현수교가 나타났다.

그냥 보아도 멋있음!

 

 

돗치군이 먼저 건너고

 

 

내가 건너는 것도 서로 찍어줌.ㅋㅋㅋㅋ

 

 

 

 

현수교 위에서 바라본 풍광은 정말 예술이었다.

 

 

다시 달리고 달리다 더워서 잠시 어느 정자에서 휴식을 취했다.

범죄자 아닙니다.ㅋㅋㅋㅋㅋ

 

 

하늘도 보고

 

 

한가로운 백로도 보고

 

 

자장구 사진도 찍어주고

다시 출발!

 

 

두툼한 투어링용 타이어로 교체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길은......

목어깨부터 고관절 손까지 다 아팠다.ㅠㅠ 길이 너무 안좋아요.ㅠㅠ

하지만 경치는 좋았기에 사진을 계속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강을 가로 질러서 가기도 하고.ㅋㅋㅋ

 

 

뭐가 있나 유심히 보더니

 

 

라파st. 잠자리 발견!

 

 

뙤약볕 한가운데 계속 서있으니 생각나는건 시원한 물물물.

여름 라이딩은 정말 더위 안먹게 조심해야 하는 것 같다.

 

 

그와중에 반가운 향가터널!

동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라고 되어 있었는데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니 그렇겠지.ㅋㅋㅋㅋㅋㅋ

너무 짧아 금새 끝나버려서 아쉬웠다.

 

 

첫째날 목적지인 방산나루 펜션에 도착!

저녁쯔음 도착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전화로 예약했는데 더 달리지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반겨주시는(?) 주인아저씨.

씻고 정리하고 뒹굴거리다보니 저녁 때가 되어서 메뉴가 뭐가 있냐고 여쭸더니

섬진강에서 잡은 잡어로 만든 어탕과 토종 닭백숙이 있는데, 백숙은 시간이 많이 걸리니 어탕을 먹으라고 추천하심.

하지만 우리는 둘다 안땡겨서 혹시 다른것 없냐고 여쭈니 그럼 삼겹살을 구워주시겠다고 해서 저녁은 삼겹살로 콜!

 

 

사모님께서 직접 만드신 듯한 반찬들이 다 간간하니 맛있었다.

삼겹살로는 모자른 돗치군은 매점에서 파는 컵라면 하나 더 먹어주시고.ㅋㅋㅋㅋ

 

 

완전 붙임성 최고였던 기요미 개님.

우리가 밥 먹고 있는데 옆에 와서 이렇게 쳐다보고 있음.ㅋㅋㅋㅋㅋ

 

일찍 일어나서 움직였더니 피곤했던지라 일찍 잠들었다.

둘째날 아침식사 되냐고 여쭸더니 안된다고 구례에서 드시라고.ㅠㅠ 아저씨 구례까지 40키론데요.ㅠㅠ

지도를 검색해보니 근처 5키로 정도에 위치해 있는 대강면에 식당들이 몇개 있어서 그곳을 가기로 했다.

남은 치즈 하나를 나눠 먹고 파워젤 하나씩 먹고 5키로치 기름 넣었다며 출발.ㅋㅋㅋ

 

 

10시쯔음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문을 열지 않은 식당들도 있고, 한군데 갔더니 아직 안된다고 쫓겨났다.ㅠㅠ

다행히 약수식당에서 아직 반찬준비는 덜 되었는데 부대찌개는 그럼 해주겠다고 하셨다.

 

 

배고파서 그런지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보임.ㅋㅋㅋ

알아서 퍼먹으라고 밥도 저만큼 가져다주셨다.ㅋㅋㅋㅋㅋㅋㅋㅋ

 

 

은근 이것저것 재료가 많이 들어가고 나름 개운했던 부대찌개.

덥다고 얼음물까지 주인아주머니께서 친절하게 챙겨주셨다.

감사히 맛있게 잘 먹고 구례를 향해 다시 출발!

 

 

상류에서 하류로 갈수록 안좋다더니...

경치도 그렇고 길도 그렇고 어제보다 훨씬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그나마 한번씩 이런 탁 트인 경치가 나와주면 힐링!

 

 

사실 이 나무의 크기는

 

 

요종도.ㄷㄷㄷㄷㄷㄷㄷㄷ

 

 

그래도 토요일이라고 전날보다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꽤 만나며 달리다보니

한옥 펜션 겸 쉼터 두가헌이 나왔다.

 

 

2012년 한옥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건축물이라 하더니

정말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다.

 

 

우리 옆방 아저씨,아주머니 커플이 계셨던 곳.

경치는 여기가 참 좋다.

 

 

잠시 안장에서 내려와 푹신한 의자에 앉으니

 

 

아이고 좋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원순 시장님께서도 다녀가셨나 보다.

페북에서 보던 그 필체가 맞는 듯!

 

 

팥빙수 大 12,000원으로 조금 비싼 듯 하지만

양도 푸짐하거니와 수박&참외를 생으로 썰어 넣어주셔서 완전 시원하고 맛있었다.

통조림 과일이나 젤리를 별로 안좋아하는지라 완전 내스타일.bb

팥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나중에 팥만 남길래,

혹시 죄송한데 얼음만 조금 더 갈아주실 수 있으실까요 하니까 흔쾌히 주셨다. 팥빙수 리필해서 먹는 기분.ㅋㅋㅋㅋ

 

 

게다가 서비스로 직접 내린 에스프레소까지!

커피 좀 땡겼다는 돗치군이 맛있게 잘 먹었다.

 

 

원래 계획은 구례읍으로 빠져서 점심을 먹는거였는데, 두가헌에서 팥빙수를 너무 배불리 먹어서 배가 하나도 안고팠다.ㅠㅠ

그래서 5시쯤으로 예약해놓은 S트레인을 취소하고, 가장 빨리 출발하는 열차로 바꿨다.

이렇게 부지런히 출발해도 집에 도착하면 한밤이 될테니까.ㅋㅋㅋ 괜찮은 선택.

조금 더 타고 내려갈 수도 있었겠지만, 어차피 섬진강 하류로 갈수록 그닥이란 말이 많아서 가지 않았다.

 

 

돌아오는 기차는 뒷좌석을 못잡아서 객실 사이 있는 짐칸에 자물쇠 채워서 쏘옥-

역시 미벨이 투어링에는 짱이다. 음하하. (장거리 라이딩은 힘들긴 하지만.ㅠㅠ)

여튼 오랜만에 떠나서 너무 즐거웠고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하지만 떠나기전 다음엔 오천이나 새재 자전거길을 가볼까? 했던건 취소.-_-

길이 너무 안좋아서 MTB를 사기 전엔 종주길은 못가겠다.ㅋㅋㅋㅋㅋ

새삼 아스팔트의 고마움을 느낀(?) 라이딩이었다.

 

 

 

 

※ 우측 화질 설정을 360P -> 720P로 바꿔서 보세요!

 

 

▼ 첫째날 로그

http://www.strava.com/activities/165166843/

 

▼ 둘째날 로그

http://www.strava.com/activities/165167255